[단독] ‘짜고 치는 판’에 LH도 당했다…LH·개인 이중계약 사건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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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인·중개사, LH와 계약 중 개인과 또 전세 계약
- LH 전세 프로그램 통해 들어온 전 세입자도 ‘공범’ 논란
- 피해자 “LH의 허술한 전세임대 관리 체계 등 이용한 명백한 사기 사건”
- LH “임대료를 납부해 와 퇴거를 인지할 근거가 없었다”

[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받았음에도 임차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대항력을 잃고 보증금을 단 1원도 회수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사연이 알려지며 법 제도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8일 더리브스 취재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한 빌라에서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전 세입자가 공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개인 세입자를 상대로 ‘이중계약’ 전세사기를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돈 없다”며 시간 끌더니…알고보니 ‘LH 이중 계약’


사건은 지난 2022년 2월 중개사가 임대인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A씨의 아버지와 전세계약(계약기간 2022년 3월~2024년 3월)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A씨의 아버지는 전입 확정일자까지 마쳤으며 2년을 거주하다 올해 3월까지 묵시적으로 계약을 갱신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8월 A씨의 아버지가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A씨는 즉시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연락 두절되었던 임대인은 같은해 11월이 되어서야 중개사와 함께 나타나 “사정이 어려우니 시간을 달라”며 변제 합의문 공증을 작성했다.

문제는 이것이 시간을 벌기 위한 기만행위였다는 점이다. 공증을 작성하기 바로 전날(2024년 11월 28일) LH가 이미 해당 주택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접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아버지가 계약 맺기 전의 세입자가 이사를 가면서 중개사의 부탁을 받고 LH에 계약 종료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임대인과 중개사는 등기부가 깨끗한 점을 악용해 A씨의 아버지와 중복 계약을 체결하는 사기를 저질렀다.


대항력 잃은 A씨…중개사 잠적에 수사도 ‘중지’


A씨는 임대인과 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A씨는 임대인과 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A씨 역시 피해를 막기 위해 임차권등기를 신청했지만 현행법상 ‘사망한 아버지와 동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항력 승계를 받지 못했다. 결국 서울보증보험(SGI)의 신청으로 강제경매 결정이 내려지면서 A씨는 선순위 권리에 밀려 보증금을 전액 날릴 처지에 놓였다.

결국 A씨는 지난해 임대인과 중개사를 형사 고소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수사중지’를 통지했다.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중개사가 잠적해 소재 불명이라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로부터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받았음에도 구제책은 전무하다. A씨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LH의 허술한 전세임대 관리 체계와 등기부상 공백을 악용한 명백한 사기 사건이다”며 “사기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유로 대항력까지 빼앗겼다. 중개인이 잠적했다고 수사를 멈출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추적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LH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A씨의 아버지가 입주하기 전의) 세입자가 입주 이후 해당 세대 전입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새로운 세입자(A씨의 아버지)가 들어왔다고 주장하는 2022년 3월 이후에도 임대료를 납부해 와 입주자의 무단퇴거를 인지할 근거가 없으며 계약 만료 이전 임대인과 (A씨의 아버지가 입주하기 전의) 세입자간의 합의에 의한 전세보증금 반환확약서를 제출했기에 LH가 이중 계약에 대한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LH조차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허술한 전세임대 관리 체계와 등기부상 권리관계의 시간차 공백이 대형 사기 범죄를 방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영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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